비운과 행운 사이의 스타 안정환
부모님은 없었어요. 외할머니와 단둘이 판자촌에서 살았죠. 늘 춥고 배고팠습니다. 산에서 돼지감자를 캐먹었고 수확이 끝난 밭에서 배추 밑동을 뽑아 먹기도 했으며 굿판이 끝난 뒤 죽은 이들을 위해 남겨둔 음식을 밤에 몰래 찾아가 훔쳐먹기까지 했죠. 너무 배가 고팠습니다. 어린시절 그래서 슈퍼마켓 주인이 되고 싶었습니다. 훗날 꽤 성공했을 때도 그 꿈은 그대로였어요. 옷이 없어 매일 같은 옷만 입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습니다. 사실 너무 슬프고 아파서 가슴으로 울었죠. 11살이 되었을 때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축구부가 되면 빵과 우유를 줬기 때문이었죠. 축구부 생활은 너무 힘들었어요 운동도 운동이었지만 사실 가난 때문이었죠. 축구화가 없어 운동화를 신고하다 시장에서 천원짜리 비닐 ..